인도-캐나다 '시크교도 피살' 갈등 격화…외교관 맞추방
[앵커]
지난 6월, 캐나다 내에서 발생한 시크교인 피살 사건을 둘러싸고 인도와 캐나다의 외교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외교관 추방 조치에 이어 10년 만에 재개된 자유무역협정 협상까지 중단됐는데, 양국 사이에 낀 미국도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인도 테러리즘에 죽음을! 인도 테러리즘에 죽음을!"
현지시간 20일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
분노한 시크교인들이 거리로 나와 인도 정부와 모디 총리를 규탄합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발생한 하디프 싱 니자르 (암살)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사건은 인도정보국(RAW)에 의해 자행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시크교인들의 이번 반발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발생한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니자르 암살 사건의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는 캐나다 정부의 수사 결과 발표로 촉발됐습니다.
"캐나다 영토에서 발생한 캐나다 시민 살해에 어떤 형태로든 외국 정부가 개입된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입니다."
힌두교와 이슬람 신앙이 융합된 시크교는 전 세계적으로 약 3천만 명의 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캐나다에 77만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시크교 급진주의자들은 인도 북부 펀자브를 중심으로 독립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인도와 캐나다 간 갈등은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습니다.
상대국 외교관을 서로 추방 조치한 데 지난해 10년 만에 재개됐던 자유무역협정 협상도 잠정 중단됐습니다.
양국 사이에 낀 미국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캐나다는 오랜 동맹이지만, 인도 역시 대중국 견제 전략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국가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 백악관은 미국이 '인도 비판'에 동참해 달라는 캐나다 요청을 거부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진땀을 흘렸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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