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원하는 대로…4년 만에 처지 뒤바뀐 북러
[앵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4년여 전 회담과는 여러모로 사뭇 달랐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의 입장에 맞춰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는데요.
무기 지원이 절실한 러시아의 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이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2019년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방러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성사됐습니다.
결렬로 끝나긴 했지만, 북미 협상 분위기가 완전히 깨지진 않은 터라 북러의 밀착수위도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지금 전 세계의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돼 있는데, 이 문제를 같이 조선반도 정책을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 나가는 데서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잘 풀리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반대의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을 향해 적극 구애의 손짓을 보냈습니다.
회담 장소부터 김 위원장의 선호를 반영해, 러시아의 로켓 위성 기술의 상징과도 같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정했고 평소 지각대장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이 30분이나 기다렸다 김 위원장을 맞았습니다.
우주기지를 직접 안내하며 기술 지원도 시사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약속한 대로 보스토치니 발사장에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마 김정은 위원장도 우주기술에 관심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무기 수급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풀이됩니다.
회담 의제도 경제협력보다 군수협력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에 맞춰 북측의 수행단도 달라졌습니다.
두 정상의 태도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회담 분위기가 달라진 데는, 신냉전 기류로 완전히 돌아선 한반도 주변 정세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단절되고 북한이 핵개발 드라이브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미일 공조에 대응해 북중러가 밀착을 공식화하는 회담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이경희 기자 (sorim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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