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항 5곳에 폭탄 테러와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지난달 6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경찰 수 백 명이 동원돼 대대적인 수색을 했죠.
이 글 작성자를 결국 구속했는데, "경찰이 잡을 수 있는 지 시험하고 싶었다"는 게 범행의 이유였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기자]
침대에 걸터 앉은 남성이 불안한 듯 손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에선 경찰이 노트북을 살펴봅니다,
[현장음]
"(PC) 포맷하셨어요? 언제 하셨어요?"
남성은 30대 A씨.
지난달 6일 밤부터 7일 새벽 사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주공항을 포함한 전국 5개 국제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 흉기로 살인하겠다"는 협박글 6개를 연달아 올렸습니다.
이로 인해 이들 공항에 수백 명의 경찰과 장갑차가 동원돼 일대를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A씨는 해외 IP로 우회 접속해 게시물을 올렸고 이후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습니다.
경찰은 수사 끝에 지난달 23일 A씨의 주거지를 특정하고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증거를 제시하자 혐의를 인정했고 결국 어제 구속됐습니다.
A씨는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범행동기는 너무나 황당했습니다.
[김 훈 /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여러 협박 글을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경찰은 A씨가 쓴 협박성 글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감안해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를 고려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익
영상편집 : 차태윤
조현진 기자 jji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