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 40조 돈세탁…수수료만 4천억 챙겨

2023-09-07 365



[앵커]
불법 도박 시장이 단속을 비웃듯 커져가고 있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의 도박자금을 세탁해준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그 규모만 40조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못지 않았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관들이 현관문을 부순 뒤 안으로 들어갑니다. 

불 꺼진 집에는 한 남성이 숨어 있습니다.

[현장음]
여태껏 문 왜 안 열었어. 35분이나 걸렸어. (방금 일어나서…) 방금 일어나서?

남성의 사무실에선 통장과 스마트폰들이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20대 총책 A씨 등 일당은 지난 2021년부터 14개월 동안 불법도박사이트 64곳에 입금된 도박 자금을 세탁했습니다.

들어온 도박자금을 대포통장 4백여 개를 활용해 여러 차례 이체하며 흔적을 지우는 수법을 썼습니다.

일당이 불법 도박 사이트들과 거래한 돈은 확인된 것만 40조 원, 이중 1%인 4천억 원을 수수료로 챙겼습니다.

이들은 전국에 36개 지부를 두고 계좌 모집책과 도박사이트 연락책을 따로 뒀습니다. 

추적을 피하려 매 시간마다 거래 계좌를 바꾸고 한두 달마다 사무실을 옮겨 다녔습니다.

통장 컨설팅이 가능하다, 계좌 공격에 강하다는 식으로 광고도 냈습니다. 

거래 차단 등 사고 발생시 이를 전담하는 사고 처리반을 꾸려 신뢰를 쌓았습니다. 

[최해영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계좌 주인이 돈을 인출한다든지 거래를 정지시킨다든지 사고가 빈번합니다. (사고 나면) 즉시 도박사이트 업자에게 사고 금액을 송금해 주고 이런 것이 도박 업자들에게는 신뢰를 쌓게 된 계기…

20대 남성이 최고급 아파트에서 고급 차 여러대를 모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한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던 경찰.

일당 24명을 검거해 A씨 등 주범 3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자신들 명의의 대포통장을 판 77명도 입건했습니다. 

연이은 단속에도 한탕을 노리는 불법도박 시장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불법도박 규모는 10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김지향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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