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새만금’…사막 기습 폭우에 7만 명 고립

2023-09-04 410



[앵커]
미국의 네바다 사막에선 해마다 예술을 즐기는 '버닝맨' 축제가 열립니다.

그런데 올해는 강수량 20mm에 불과한 비로 진흙 범벅이 되는 등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참가자 7만 명이 지금도 사막 한복판에 고립돼있습니다. 

김태림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 수백 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질퍽한 진흙 탓에 거의 제자리걸음입니다.

[마틴 / 버닝맨 축제 참가자] 
"진흙이 엄청 미끄러워서 운전하거나 걷는 게 쉽지 않습니다."

신발에 비닐을 씌워 이동하거나 오리발을 신고 진흙 위를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앤젤라 피코크 / 버닝맨 축제 참가자]
"제 발 좀 보세요. 끔찍하죠? 모든 게 젖고 모든 게 진흙탕이 됐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서부 네바다주에서 열린 버닝맨 축제장에 기습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석 달 치 강우량에 해당하는 20mm가 하루 만에 내리면서 참가자 7만여 명이 고립됐고 1명이 숨졌습니다.

텐트는 진흙에 뒤덮였고 화장실도 엉망입니다. 

[폴 탄/ 버닝맨 축제 참가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에요. 이런 비를 본 적도 없고 이렇게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거예요."

진흙탕을 헤치고 10km 가까이 걸어 차량을 얻어타고 탈출했다는 경험담도 전해졌습니다.

[현장음]
"5km(3마일) 정도 걸은 것 같은데, 8km(5마일) 더 남은 것 같아."

매년 8월 열리는 버닝맨 축제에선 참가자들이 각자 예술성을 뽐내고 마지막에 모든 조형물들을 불태운 뒤 사막을 떠납니다.

주최 측은 자급자족인 축제 원칙에 따라 음식 등을 나누며 행사장에 머물도록 참가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폴 레더 / 버닝맨 축제 참가자]
"주위에 음식을 파는 가게는 없죠, 하지만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이나 음식이 떨어질 것이란 걱정은 안 하고 있죠."

탈출보다는 진흙으로 뒤덮인 이색적인 사막 현장을 즐기는 축제 참가자들도 있었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림입니다.

영상편집: 이승은


김태림 기자 goblyn_mik@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