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의 또 다른 비극

2023-09-02 709



해병대 채수근 상병은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구명조끼도 없는 맨몸이었습니다.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한 희생이었습니다.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한 아들의 동기생.

그를 끌어안고 흐느끼는 어머니.

부대를, 나라를 원망할 법도 한데, 채 상병의 부모님은 '아들이 사랑했던 해병대를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군의 대처는 어떻습니까.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해병대 1사단장·여단장 등 8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누구는 빼라'고 지시했다는 윗선 개입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 조직에서 이런 얘기를 TV에 나가 폭로한 박 전 단장에게 항명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하지만, 군사법원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적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에 출석하는 박 전 단장의 모습도 보통은 아니었습니다.

혹자는 개선장군같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박정훈/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 대령님, 옆의 분들은 전우입니까?) 동기생들입니다. 예비역 동기생들입니다."

하늘의 별이 된 채 상병은, 그의 부모님은 어떤 심정일까요.

'귀신잡는 해병'이라고요?

20대 젊은 해병의 원한도 풀어주지 못하는 조직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천상철 기자 sang1013@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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