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흉기 관련 사건에 대해, 경찰과 정부는 대응책을 고심 중입니다.
일단,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다 벌어진 일에 대해선 '책임' 을 확실히 덜어주기로 했습니다.
이기상 기자입니다.
[기자]
한밤중 좁은 주택가 골목길에 경찰 수십 명이 모여있습니다.
이들이 대치하고 있는 건 손에 흉기를 든 남성 한 명.
[현장음]
"오지 마, 오지 마!"
자해하겠다는 위협에경찰들은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대치 상황은 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결국, 이 남성 1명을 제압하는 데 경찰 특공대 21명과 강력팀 형사, 지구대 경찰 등 모두 48명이 투입됐습니다.
경찰청장이 흉기와 관련한 범죄에 테이저건 사용 등 강력 대응을 허락했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다릅니다.
피의자가 다칠 경우 경찰관 책임은 물론 고소 고발에 경위서까지 자칫 패가망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흉악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법으로 경찰의 면책 특권 확대를 추진합니다.
현재 직무수행 중 타인에게 피해를 줬을 때 정상 참작을 받을 수 있는 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때'로 한정됩니다.
그런데 이 조건을 아예 삭제해 운신의 폭을 넓혀주겠다는 겁니다.
또 흉기 범죄에 대한 신속 대응을 위해 신형 방검복도 도입합니다.
무겁고 두꺼워 입고 벗느라 시간이 걸렸는데, 연말부터는 옷 안에 입을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방검복이 나옵니다.
은평구 흉기 소동 피의자는 영장 심사를 받으며 "다른 사람을 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은평구 흉기 소동 피의자]
"경찰들이 너무 많이 와서 겁에 질려서 그랬어요. (흉기 많이 발견됐는데 범행 계획하신 겁니까?) 요리사라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다녀요."
이후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기상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유하영
이기상 기자 wakeup@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