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 재판부에 반성문을 6번이나 써서 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정유정의 첫 반성문은 줄곧 '의심'이었다고 해요.
반성문 페이지마다 '판사가 읽을까?'를 의심했다는 겁니다.
지난달 14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반성문을 다 읽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 읽으니까 써낼 것이 있으면 써 내라. 본인의 출생과 가족 사항, 성장 배경과 학교 생활, 범행을 결심한 계기와 당시 심경까지 다 적어보라 했습니다.
그 이후로 한 달여 동안 5번 더 반성문을 냈습니다.
일주일에 1번 이상 반성문을 적극적으로 썼다는 얘기인데, 어떤 심리적인 배경이 있는 걸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정욕구'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유정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등 어른들에게 무시를 당하며 성장했다고 하죠.
그만큼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데 판사가 반성문을 통해 그런 욕구를 알아봐준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즉, 판사의 지시에 순응하면서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다는 겁니다.
그럼 의문이 들죠.
정말 반성하고 있는 건가? 혹시 끔찍한 범행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수정 교수는 실제로 반성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정유정이 '경계성 성격 장애' 성향도 보이기 때문에 반성하는 모습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유정이 재판 자체를 '흥미로운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모든 재판에 열심히 임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회적 소통과 연결이 봉쇄된 채 혼자만의 세상에 살다가 결국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정유정.
물론 죗값은 합당하게 치르리라 예상됩니다.
형량을 떠나, 이상 동기 범죄의 원인을 밝혀야 또 다른 범행을 막을 수도 있으니까요.
새롭게 밝혀지는 뉴스가 있으면 무거운 마음으로 계속해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5월, 80대 노모가 아들에게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여든일곱의 어머니는 머리를 짓밟혔고, 온몸이 걷어차였습니다.
아들의 폭행으로 팔이 부러졌고, 전치 7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어머니를 왜 그렇게 폭행한 것이냐 물었는데요.
그냥. 아무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어... (중략)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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