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조현병 청소년…"대안학교만 열 번 옮겨"
[앵커]
주로 환청이나 망상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조현병 환자는 치료와 함께 사회 적응과 관리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조현병 청소년들의 경우, 장애인으로 분류되지만 특수교육은 받을 수 없는 특이한 처지인데요.
일반학교에 적응이 힘들어 소외되고 상태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씨의 딸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8년째 조현병을 앓고 있습니다.
처음 증세가 나타난 뒤, 병원에 가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모든 게 무섭다고 하면서 학교를 안 가기 시작했어요. / 6개월 만에 정말 억지로 아이를 업고 가다시피 해가지고…"
중학교를 자퇴한 딸을 데리고 대안학교를 전전했지만,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냥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다, 이 정도면 솔직히 대안학교에서도 받아주겠다 했는데 아이가 한 열 군데를 옮겼는데 단 한 군데도 적응을 못하고 다 나왔어요."
조현병은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의 한 종류지만, 정작 특수교육 대상에선 빠져있습니다.
일반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당연히 적응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사회성 없는 건 기본이고요. 위클래스 선생님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너 상담 와라, 그게 끝이거든요. 아이가 안 간다, 끝이에요."
조현병은 제대로 약물 치료만 받는다면 위험성이 낮아져 집단 생활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아야 할 시기에 학교에서 이탈하면 사회에서 더 소외되며 증상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의 예후가 점점 나빠지고, 그러면서 본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전체적인 건강의 위협…"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가 높은 상담교사의 배치와 함께, 이들의 사회 적응을 위해 특수교육법상 병원학교를 늘리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홍서현입니다.
hsseo@yna.co.kr
#조현병 #정신질환 #청소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