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기기 이어…대법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 합법"
[앵커]
작년 말 대법원은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판단을 제시했는데요.
이번에는 치매 등을 진단하는 뇌파계도 문제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한의사 단체는 환영했고 의사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유아 기자입니다.
[기자]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뇌의 활동을 측정하는 뇌파계는 간질이나 파킨슨병, 치매 등을 진단할 때 사용되는 의료기기입니다.
2010년 한의사 A씨가 이를 사용하는 모습이 일부 공개되자, 보건복지부는 "면허된 것 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면서 자격을 3개월 간 정지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A씨는 이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 재판부는 뇌파계 사용이 한방의료행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처분은 적법하다며 복지부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판단은 2심에서 뒤집혔습니다.
구 의료법이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면허 외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2심 법원은 뇌파계 사용은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을 둘러싼 논란은 10년 만에야 마무리됐습니다.
대법원은 작년 말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한 전원합의체 판례를 따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대법원 전합체는 "의료행위의 가변성과 과학기술의 발전, 인식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의학 원리 적용을 위한 보조수단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한의사 단체는 환영했습니다.
"과거 30년 전의 한방의료행위와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국민 의식과 생각이 변했기 때문에 변화에 따른 정책들이 수립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반면 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한 불합리한 판결"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김유아입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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