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재난지역 선포에도 늑장 대응…이재민 '분통'
[앵커]
100년 만에 최악의 화마가 덮친 미국 하와이는 산불이 발생한 지 일주일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참혹한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화를 키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이지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주택과 차량들.
사방은 온통 검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지만 여전히 가족을 찾지 못한 슬픔에는 비할바가 못됩니다.
"(실종된 가족을 찾는데 당국의 도움을 받고 있나요?) 아직은요. 정부나 적십자 단체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데…여전히 희망을 품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와이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지원의 손길은 아직 닿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의 구호 물품이 도착하지 않은 탓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민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불편함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아무런 정보도 들은 게 없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무능한 행정은 이전에 본적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선 산불 대응 과정에서 관계 당국이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보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이 몰린 시내 거리는 병목 현상을 빚었고, 도로에 갇힌 채, 차 안에서 사망한 이들이 늘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마우이에 대한 질문을 받으시겠습니까?) 우리는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하와이 지역의 재난계획 문건을 분석한 결과, 산불 대응에 대한 자원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산불 위험은 과소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에서 연합뉴스 이지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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