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사망자 최소 93명…"미국서 100여년 만에 최악의 산불"
[앵커]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관광지 하와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일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와이에서 역대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데 더해 수조원대의 재산 피해도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임미나 특파원입니다.
[기자]
푸른 바다를 낀, 아름다운 해변 마을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대규모 산불이 휩쓸고 간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을의 피해 현장입니다.
하와이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던 이 마을에는 이제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타고 부서진 건물과 자동차들의 뼈대만 남았습니다.
이곳의 산불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째 이어져 진화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국이 화재 피해 규모를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수는 수색작업이 진행되면서 갈수록 늘어, 61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1960년 쓰나미 사태의 기록을 넘어 하와이주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되게 됐습니다.
"이번 사고는 틀림없이 하와이가 겪은 최악의 자연재해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수습될 때쯤이면 미국이 겪은 최악의 화재가 될지도 모릅니다."
또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에서 불에 탄 면적은 여의도의 약 3배 크기인 8.8㎢로 파악됐습니다.
불에 타 파손되거나 전소된 건물은 2천200여채, 재건과 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55억2천만달러, 약 7조원대로 추산됐습니다.
집을 잃은 이재민은 최소 4천5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당국이 초기 산불 대응 과정에서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는 주민들의 주장도 사실로 인돼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와이 재난관리청 대변인은 마우이섬에 설치된 80개의 옥외 사이렌 경보기가 이번 화재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와이 법무장관실은 당국의 화재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합뉴스 임미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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