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에서 살인적인 더위 속에 카트 정리 작업을 하던 29살 노동자가 쓰러져 숨졌습니다.
동료 직원들과 유족들은 49재가 코앞으로 다가오는 동안, 코스트코 측은 사과 한마디 없었고, 그저 책임을 피할 궁리만 한다며 비판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장본 물건 대신, 흰 국화꽃이 하나둘씩 쌓여 가는 쇼핑 카트.
지난 6월 19일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를 정리하다 쓰러져 숨진 29살 고 김동호 씨의 49재를 앞두고 추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김 씨의 사망 원인은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와, 피떡이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료 직원들과 유족들은 코스트코코리아가 김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말합니다.
노동자가 제대로 쉴 공간이나 냉방장치를 두지 않은 데다, 다른 지점보다 근무 인원이 훨씬 적어서 쉴 틈도 많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 결과 김 씨는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하루 4만 보를 걸을 정도로 혹독하게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는 겁니다.
[박건희 / 마트노조 코스트코 지회장 : (모 팀장이) 왜 탈수 증세가 오기까지 쉬지 않고, 물을 마시지 않았냐고 하는데,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시스템입니까? 본인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이 제대로 마련돼 있습니까?]
유족은 또, 사측이 책임을 피할 궁리만 한다며 울분을 토합니다.
고용노동부 조사를 받는 직원들에게 변호사를 붙여 진술을 막고, 빈소를 찾아온 대표는 김 씨에게 지병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고 규탄하고 있습니다.
[김동준 / 고 김동호 씨 친형 : '원래 지병 있지 않았냐'는 식으로 직원들을 추궁했답니다. 이게 지금 당신 직원의 장례식장에서 할 소리입니까? 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니 유족에게 할 말 없다는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계십니까?]
그러나 코스트코코리아 측은 김동호 씨가 숨진 뒤 지금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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