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휴양지 집어삼킨 산불…악몽 같은 피난길
[앵커]
거대한 산불이 덮친 그리스 휴양지 로도스섬 등지에서 주민과 관광객들의 대피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불은 강풍과 폭염 속에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섬 곳곳에 고립돼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화염과 잿빛 연기가 천지를 뒤덮었습니다.
주민들이 소화기를 들고 사투를 벌이지만, 불씨는 자꾸만 되살아납니다.
낭만적인 여행을 기대하며 섬을 찾았던 많은 관광객들이 악몽 같은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그리스 로도스섬과 코르푸섬 등이 연일 이어진 대형 산불로 그야말로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현재까지 수만 명이 육로와 해상을 통해 긴급 대피했습니다.
항공편까지 줄줄이 취소되면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은 공항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지옥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일에 휘말릴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누군가는 죽게 될 것 같아요. 어린 아이와 노인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저곳에 있습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등 동맹 국가들이 지원에 나섰지만, 산불은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산불이 동시에 발생한 날이 12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6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는 걸 뜻합니다."
이번 대형 산불은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그리스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그리스 당국은 추가 산불 발생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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