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부실 위험에…흔들리는 증권가
[앵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수년간 수익 다각화와 저금리 대처를 위해 해외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려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글로벌 부동산 시장, 특히 상업용 건물 시장이 위축되면서 손실을 보는 사례가 생기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동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 홍콩 카오룽 반도에 있는 오피스 빌딩입니다.
2019년 미래에셋증권은 이 빌딩에 2억4,300만달러, 당시 환율로 2,800억원을 대출해주는 펀드를 모집했습니다.
미래에셋이 자기 자금 300억원을 투자했고, 나머지는 국내 증권사 등 기관에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각국의 고강도 긴축에 빌딩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싱가포르투자청 등 선순위 대출자는 빌딩을 팔아 원금을 회수했지만, 가격이 떨어지다보니 중순위 대출자인 국내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해당 펀드 자산은 90%가 손실 처리됐고,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200억원~4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가 됐습니다.
특히, 펀드에 노조 기금 20억원을 투자한 한국은행 노동조합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하고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소송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금융투자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 총액은 10년 새 약 14배 불어나 지난 13일 기준 76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각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금융에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투자처처럼 평소에 관리가 되고 시장의 변화 이런 부분들을 국내처럼 긴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까…"
저금리 시절 이뤄진 해외 대체투자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가운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 등을 문제 삼을 경우 갈등 역시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이재동입니다. (trigger@yna.co.kr)
#대체투자 #부동산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