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모임 통장을 만들 때마다 새로운 가상 계좌번호가 생기는 점을 악용해 사기를 치는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등록된 계좌를 모임 통장으로 전환해 개설과 해지를 반복할 수 있는데, 사기를 칠 때마다 다른 계좌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7일, A 씨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250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습니다.
판매자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에서 개설한 '모임 통장'으로 입금을 유도했는데, 피해 신고가 접수된 이력도 없었습니다.
[A 씨 /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 : 볼 수 있는 게 있더라고요, 계좌가 안전한지. 일단은 거기에 가서 계좌가 깨끗하다고 생각을 하면 사기꾼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은 등록된 계좌 하나만 있으면 비대면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계좌 하나로 개설과 해지를 반복할 수 있는 데다 개설할 때마다 '안심계좌번호'라는 새로운 계좌번호가 부여되고, 사기범은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보이시는 모임 통장 계좌번호는 뒷번호가 55320으로 끝나는데요,
이 통장을 해지하고 다시 만들어보면, 채 1분도 되지 않아 뒷번호가 55336으로 끝나는 새로운 계좌번호가 만들어집니다.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다른 계좌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아무 의심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비슷한 기간 같은 계좌 주인에게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만 40명에 가깝고,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금액은 2천만 원이 넘습니다.
[B 씨 /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 : 쉽게 범죄에 이용된다는 것 자체가 더 큰 범죄에 쉽게 이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되거든요.]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사용이 감지되면 제한을 거는 등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추가적인 대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모임 통장 이용자가 많다 보니 악용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일 뿐, 시스템이 허술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중고 거래 사기 수법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기능이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홍성노
그래픽... (중략)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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