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역전의 용사 "참전, 한순간도 후회 없었다…한국인 자랑스러워"

2023-07-12 0

튀르키예 역전의 용사 "참전, 한순간도 후회 없었다…한국인 자랑스러워"

[앵커]

한국전쟁에 뛰어들어 젊음을 바친 해외 참전용사들 찾아가 보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튀르키예에서 만난 참전용사에게 한국은 형제의 나라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조성흠 특파원입니다.

[기자]

"전쟁이 무엇인지, 고향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우리를 보고 자신들의 나라를 어떻게 되찾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스탄불에서 만난 참전용사 무히틴 카라만 씨는 한국의 청년들이 70년 전 자신들을 통해 조국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은 불과 약관의 나이 때.

출항한 지 20여 일 만에 부산항에 내린 카라만 씨는 운전병으로 부산과 최전방을 오가며 군수 물자를 날랐습니다.

그런데 탄약 상자를 전방으로 싣고 가던 중 강원도 홍천강의 한 다리에서 타이어가 펑크가 나고 말았습니다.

최전방에서 불과 5, 6킬로미터 거리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상황.

결국 비가 내려 진흙탕이 된 구덩이에 들어가 몸을 숨긴 채 지원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나고 다른 차량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자신을 본 지휘관이 자신을 안아주며 격려한 것을 그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가 기억하는 당시 한국의 모습은 가난함 그 자체였습니다.

부모 없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면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예전에는 어디가 시골이고 어디가 도시인지 구분이 안 됐습니다. 부산과 서울만 도시였고 나머지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한국이 기적 같은 발전을 이룬 데 대해선 한국인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또한 자신이 한국을 위해 싸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모두에게 사랑을 전한다. 여러분의 고향을 위해 싸운 단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는다."

얼마 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뉴스에서 한국 구호대의 도착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아들들이 왔다면서 기뻐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합니다.

몇 년 전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다녀온 일을 절대 잊지 못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도 말했습니다.

70년도 지난 기억은 이제 흐려지고 있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우리 말이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스탄불에서 연합뉴스 조성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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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