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에 1,300억 배상' 정부 고심…구상권 주장도
[앵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1,300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중재판정에 대해 정부는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오는 19일까지 불복 여부를 정해야하는데, 일각에서는 사건에 연루된 불법행위자들에게 배상 책임을 부과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로부터 엘리엇에 1,300억원에 이르는 돈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판정 선고일로부터 28일, 오는 19일까지 취소 소송을 낼 수 있는데, 취소 소송으로 가게 될 경우 걸림돌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중재판정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사실상 정부 기관으로 봤고, 정부가 압력을 행사해 한미FTA 상 최소 기준 대우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한 유죄판결을 증거로 제시한 엘리엇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국내 대법원의 판단까지 인용한 점에 비추면 승소를 예단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또 취소소송에서 패소하면 2015년 7월부터 판정일까지 5%, 고리의 연복리 이자와 추가 소송비용을 지불해야해 불복에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반면 앞으로 국민연금이 해외 자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때마다 소송을 무기 삼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불복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송의 원인을 제공한 인사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미FTA를 위반한 불법행위로 국가에 피해를 끼친 그런 행위자에 대해서 구상권 청구를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관여한 바가 판정문에 드러난다면 이재용 회장에 대해서도…"
엘리엇 외에도 론스타 대상 배상액과 반환해야할 법인세 등을 포함하면 외국계 사모펀드에 물어줘야할 액수가 7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라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립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yigi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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