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검찰의 구속시도가 무산되면서 속도를 내던 '50억 클럽' 의혹 수사는 다시 고비를 맞았습니다.
곽상도 전 의원의 뇌물 혐의를 무죄로 본 법원이 또다시 50억 약속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한 건데, 검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검찰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50억 클럽' 재수사의 신호탄을 쏴 올렸습니다.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을 약속받은 명단이 거론된 '정영학 녹취록'이 검찰에 제출된 지 1년 반 만이었습니다.
이후 박 전 특검을 한 차례 소환 조사하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속도를 올리던 검찰 수사는, 법원 판단으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법원은 박 전 특검이 금융회사 임직원 지위에 있던 시기인지, 금품을 실제로 받았거나 약속했는지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재작년 12월, 대장동 수사팀 개편 전, 50억 클럽 명단에서 유일하게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사유와 판박이입니다.
검찰의 재시도 끝에 곽 전 의원은 결국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 뇌물 혐의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아들이 받은 돈을 아버지가 받았다고 볼 수 없단 판단이 주요했지만,
당시 법원은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은 물론 50억 클럽 실체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50억 클럽' 수사 주요 변곡점마다 번번이 법원 문턱에 막힌 겁니다.
앞으로 남은 곽 전 의원에 대한 재수사는 물론 권순일 전 대법관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다른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수사 지연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우선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면서, 딸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대여금 11억 원의 성격 등도 추가 조사할 계획입니다.
또, 조만간 곽 전 의원 부자를 소환 조사하는 등 다른 50억 클럽 수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50억 클럽에 대한 뒤늦은 수사로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검찰 부담이 박 전 특검 신병 확보 실패로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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