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남부 지역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경북 영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4개월 된 젖먹이 아기가 숨졌습니다.
곧 큰 집으로 이사 갈 예정이었는데 4년 만에 힘들게 가진 막내 아이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김용성 기자입니다 .
[기자]
산산이 부서진 주택.
흙더미가 집안 곳곳까지 들어차 그야말로 난장판입니다.
새벽 4시 40분쯤, 바로 뒤 야산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밀려내려온 흙더미가 주택을 덮쳤습니다,
집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14개월 여자 아이가 그만 매몰됐습니다
2시간여 구조작업 끝에 발견된 아이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최해옥 / 인근 주민]
"집이 확 무너지니까 애가 깔렸다 이러더라고, 애가 첫돌 지났어 이제."
피해를 입은 주택은 3대 10명의 가족이 살던 곳입니다.
아이를 제외한 9명은 대피해 화를 면했습니다.
애지중지하던 아이를 한순간에 잃은 가족들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아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비통함도 큽니다.
[숨진 아이 가족]
"(예정일 보다) 두 달 먼저 태어났어요. 그래도 병원에서 살려서 지금까지 했는데…"
작은 집에서 10명이 사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주민들은 가족들이 아이에게 유독 각별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조만간 더 큰 집으로 이사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이옥동 / 이웃 주민]
"이제 아기가 안 들어서다가, 한 4년 정도 … (어렵게) 아기를 가져가고 이제 조금 귀엽게 좀 자라려고 그랬는데 "
영주시는 구조된 다른 가족 9명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심리 상담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어제부터 이틀간 경북 영주에 내린 비는 340mm를 훌쩍 넘겼습니다.
축대가 무너지고 공동묘지가 소실되는 등 이 지역에서만 70건 넘는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김건영 권철흠 (스마트 리포터) 우태하 (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