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에 산사태 주택 덮쳐…14개월 영아 사망
영주 이산면 300mm 물 폭탄…봉화·영양에도 폭우
밤사이 장마전선이 경북 북부에 머무르면서 300mm가 넘는 물 폭탄을 쏟아 냈습니다.
경북 영주 주변에 피해가 집중됐는데, 토사가 주택을 덮치면서 14개월 영아가 숨졌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택 지붕이 폭격을 맞은 것처럼 무너졌습니다.
누런 진흙이 집 안 구석구석 파고들었습니다.
신발은 흙투성이가 됐고, 분유와 기저귀는 여기저기 나뒹굽니다.
새벽 4시 40분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진 장대비에 야산이 무너지면서 주택을 덮쳤습니다.
이른 새벽 난데없이 토사가 쏟아져 내려오면서, 단잠에 빠져 있던 14개월 아이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함께 살던 가족 9명은 스스로 대피해 다치지 않았습니다.
[이정희 / 경북 영주시 상망동 : 몇 년 전에도 한 번 살짝 그런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죠. 농사지으면서 그렇게 부모한테도 효도하고 애들이. 너무 잘했는데, 오늘 아침에 가슴 아파서 울었어요.]
무너져 내린 다리 상판 사이로 흙탕물이 쉼 없이 흘러갑니다.
불어난 강물에 휩쓸리면서 작은 마을로 연결된 다리가 끊어졌습니다.
집중 호우로 쏟아진 물 폭탄에 도로 절반이 뚝 떨어져 나갔습니다.
수십 년 고향을 지켜온 주민은 이런 물 폭탄은 처음이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전호명 / 경북 봉화군 명호면 : 소나기 아니고 소나기보다 더 센 거…. 우박 떨어지는 식으로 막 심하게 내렸거든요. 그래서 나와보니까 여기 길이 황토물로 꽉 차버렸어요. 가득. 생전 처음 봤어요. 이런 일은….]
장마전선이 집중호우를 쏟아내면서 영주 이산면은 300mm가 넘었고, 봉화와 영양 등지에도 200mm 안팎의 비가 내렸습니다.
고립과 침수, 토사 붕괴 등 비 피해 신고도 120건이 넘었습니다.
기상청은 당분간 국지성 호우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전기호 이영재
VJ : 김지억
YTN 김근우 (lyj10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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