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파트 냉장고에서 아기 시신 2명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친모의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하고, 남편도 방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친모는 자필 편지를 통해 남은 세 자녀 때문에 자수하지 못했다며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갓난아기 두 명을 1년 간격으로 잇따라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로 구속된 30대 친모 고 모 씨.
경찰은 고 씨가 생활고와 산후 우울증 탓에 출산 하루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애초 '영아 살해죄'를 적용했습니다.
실제로 범행 2년 전쯤 남편이 실직한 데다가, 이전에 한 차례 낙태한 적이 있는 고 씨는 수술비에 부담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구속 엿새 만에 혐의를 살인죄로 바꿨습니다.
같은 범죄를 연달아 저지른 점으로 미뤄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범행을 숨기려 길게는 5년 가까이 냉장고에 시신을 둔 점을 고려해, 사체은닉죄도 추가했습니다.
또, 아내의 범행을 몰랐다고 주장해온 남편 이 모 씨는 방조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했습니다.
참고인을 상대로는 사건 혐의와 관련해 질문하는 게 금지된 만큼, 이 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친모 고 씨는 변호인에게 전달한 손편지를 통해 심경을 밝혔습니다.
죽은 아이를 매일 생각했다며, 셋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자수하려 했지만, 여전히 엄마 손이 필요한 어린 자녀들을 떨칠 수 없어 미뤘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원시에서 처음 집으로 찾아왔을 때 거짓말한 것도, 자신이 갑작스레 떠났을 때 아이들이 놀랄 게 걱정돼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씻는 법과 밥하는 법, 빨래 개는 법 등을 알려줘서 엄마 없이도 생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고 싶었다는 겁니다.
이어,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며, 남은 아이들만은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영아살해죄와 달리 살인죄는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하지만, 경찰도 자녀들의 신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영상편집: 연진영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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