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활약' 바그너그룹, 존폐 기로…미국은 지원사격?
[앵커]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라진 바그너 그룹 용병단은 그야말로 존폐 기로에 놓였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반란에 가담한 용병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했지만, 러시아 내 여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 정부는 최근 반란에 참여하지 않은 바그너 용병들에게 국방부와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이 용병단 해체를 예고했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에서 성과를 내는 등 정규군을 대체하며 러시아에 주요 전력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 내에선 이 용병그룹을 존속시켜야 한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은 "바그너 그룹은 전투력이 강한 부대"라며 이 부대의 해산은 "우크라이나에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정규군 흡수 계획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얼마나 많은 바그너 용병이 국방부 우산 아래에서 기꺼이 싸울지는 미지수"라며 전장에서 여전히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짚었습니다.
반면, 미국 등 서방에선 오히려 바그너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듯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당초 오는 27일부터 바그너 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실시할 예정이던 이를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미국 정부는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우리는 제재 시점에 대해서는 결코 말하지 않습니다… 리는 바그너 같은 불안정한 활동을 수행하는 어떤 단체에 대해서도 계속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지난 10년 간 아프리카에서 유지돼온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그룹 간의 '공생 관계'도 이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동안 바그너 그룹이 아프리카 곳곳에서 정부군이나 군벌들을 지원하며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첨병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이 단체의 존폐 여부는 러시아의 대 아프리카 외교력에도 직접적인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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