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대구 경찰, ‘퀴어축제’로 유례없는 정면충돌

2023-06-17 142



[앵커] 
대구에선 경찰과 시청 공무원들이 서로 대치 하다 몸 싸움까지 벌이는 유례없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성소수자들이 모인 퀴어축제가 계기였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도로를 무단 점거한 불법 집회라고 한 반면, 대구 경찰은 법원이 판단한 합법 집회라고 맞선 겁니다.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트럭이 들어오자 민방위복 차림의 공무원들과 경찰이 맞섭니다.

몸싸움이 벌어지고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경찰 관계자]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이쪽으로."

[대구시 공무원]
"오늘 공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행사 장비를 실은 차량이 도착하면서 대구시 공무원들이 길을 막자 경찰이 제지하고 나선 겁니다.
 
현장에 나온 공무원은 5백 명, 경찰은 1천 5백 명이 넘습니다.

경찰이 공무원들을 도로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공무원 1명이 다쳤다며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놔 좀, 어어어!"

올해 15회째를 맞은 퀴어문화축제를 대구시가 불법 집회로 규정하며 저지하겠다고 나선 게 발단이 됐습니다.

도로점용허가 없이 집회를 여는 건 교통방해죄에 해당된다며 경찰이 요청한 버스노선 우회도 거부했습니다.

[홍준표 / 대구시장(어제)]
"무슨 도로 점거를 해. 자기들끼리 행사하든 말든 도로 점용하면 교통 방해죄야. 그냥 안 놔둬. 버스 막을 권한 없어. 경찰이."

반면 경찰 측은 적법하게 신고된 합법 집회라며 주최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를 통제했습니다.

도로 점용 허가와 무관하게 집회 자유는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문재인 시대 경찰이라면 그렇게 했겠지만 불법 집회가 난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경찰청장이 교체됐으면 한다, 자치경찰이었다면 즉시 파면했다며 맹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경찰도 발끈했습니다.

경찰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법을 잘 아는 홍 시장이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려는 거라고 반박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축제는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상 진행됐지만, 인근에서 반대 집회가 열리는 등 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지자체와 경찰이 서로를 비난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최상덕(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이혜진




김민환 기자 km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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