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700명이 넘는 의사들이 모여 학술대회를 열었는데, 그 주제가 참 씁쓸합니다.
'소아청소년과 탈출을 위한 학술대회'였습니다.
경영난에 소아과 폐업을 준비하는 의사들은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김단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장음]
"(해외에서) 미용 클리닉을 50개 운영하는 사업가가 내년까지 100개까지 늘리기로…."
동남아 등 해외 병원설립에 대한 강연.
꼼꼼히 메모하며 귀를 귀울이는 참석자들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입니다.
휴일 이른 아침부터 열린 오늘 학술대회에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700여 명이 몰렸습니다.
내과 1타 강사의 족집게 특강에 이어 보톡스 핵심포인트, 당뇨병, 하지정맥류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학술대회 주제는 '소아청소년과 탈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입니다.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
"도저히 소아과를 운영할 수가 없다며 그래서 이런 학술대회를 열어달라는 요구가 많으셨고…."
저출산으로 소아 환자는 줄고 있는데다 성인 질환처럼 비급여 항목도 없고 수가도 수십년 째 제자리라 소아과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겁니다.
[정우석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저희 동네에도 소아과 병원이 여섯 개가 있었는데 2개밖에 없는 현실이고요. 앞으로도 계속 어려워질 거라 그 다음 폐업할 차례가 제 차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소영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환자를 보는 게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고. 소아과를 볼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요. 그 시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전국 소아과 병원 662곳이 문을 닫았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도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붕괴되고 있는 소아과, 아픈 아이들을 안고 애태우는 부모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단비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철
영상편집: 형새봄
김단비 기자 kubee08@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