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수십억 원을 들여 개발한 첨단기술을 도용해 장비를 만들어 해외로 유출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관세청이 '기술 유출 범죄 수사팀'을 꾸린 뒤 처음으로 적발한 사례인데, 네 대는 이미 해외로 팔려 나갔습니다.
최기성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에 있는 한 물류창고입니다.
수출 대기 중인 장비를 검사했더니, 포스코 기술을 그대로 베낀 게 확인됩니다.
[두 개, 하나, 두 개, 하나잖아요. 밀어내는 방식이 포스코 (방식)이고요.]
보름 뒤 압수수색 현장에선 포스코 '에어나이프' 기술을 가져다 쓴 도면도 나왔습니다.
에어나이프는 가스를 뿌려 철판에 아연이나 알루미늄을 정밀하게 입히는 장비로, 이렇게 만든 소재는 차량 외장재 등으로 쓰입니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3년 넘게 걸렸고, 50억 원 이상을 투입했습니다.
협력업체에서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던 A 씨는 회사를 차린 뒤 해당 기술 개발에 참여한 다른 2명과 함께 기술을 베꼈다고 관세청은 밝혔습니다.
2020년과 2021년에 이란 회사 두 곳에 네 대를 팔아 35억 원을 챙겼고, 지난해 타이완 업체에 23억 원을 받고 세 대를 더 팔아넘기려다 걸린 겁니다.
[노시교 / 관세청 인천본부세관 조사국장 : 세관 수사를 예상하고 회사 내 자료 저장 장치를 폐기하거나 제작 도면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관세청은 지난달 A 씨 등 3명과 관련 법인 두 곳을 특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신창민 / 관세청 인천본부세관 조사국 팀장 : 지난해 9월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서 피의 업체가 포스코 특허를 무단 사용해 제작한 에어나이프를 조만간 수출할 거라는 정보를 입수해서 조사 착수하게 됐습니다.]
훔친 기술로 만든 장비가 이미 해외로 팔려나간 상황이라 해체해서 똑같이 만드는 역설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관세청은 전했습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 포스코는 "회사 기술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최기성입니다.
촬영기자 : 윤원식
YTN 최기성 (choiks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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