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여 년 전 경상남도가 20억 원 예산을 들여 만든 거북선이 단돈 154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심각한 예산낭비죠.
채널A가 긴급 점검해보니 인근 통영시와 사천시 거북선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배유미 기자가 그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북선 선체 곳곳이 움푹 파이고 떨어져 나갔습니다.
파편들이 바닥에 나뒹굽니다.
지난 2010년 경상남도가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며 20억 원을 들여 만든 거제시 거북선입니다.
하지만 만들자마자 가짜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국내산 금강송을 썼다더니, 실제론 싸구려 수입목재를 썼습니다.
원래 바다에 띄워 관광 자원으로 쓸 계획이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물까지 새면서 1년 만에 육지로 옮겨졌습니다.
그동안 부식이 심해지면서 지난해까지 수리비만 1억 5천만 원 넘게 썼습니다.
[경남 거제시 관계자]
"멀쩡해 보이지만 안에는 스티로폼처럼 섬유화돼 있거든요. 손가락이나 이런 걸로 긁으면 그냥 푹 들어갑니다."
결국 거북선 처분에 나서 여덟차례 입찰 끝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낙찰가는 단 돈 154만 원.
이마저도 실제 계약이 성사될 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경남 거제시 관계자]
"이 분이 가져가시려고 해도 공사를 하고 가야 되기 때문에 한 1억 원 정도의 경비는 소요된다고 보이죠."
애물 단지는 거제시 거북선뿐이 아닙니다.
경남 통영시는 29억 원을 들인 거북선 2척과, 판옥선까지 운영 중인데 선박 검사비와 보험비가 연간 1억 원까지 듭니다.
[경남 통영시 관계자]
"수지는 당연히 안 맞죠. 통영이라는 상징성도 있고 꼭 경제성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
10억 원을 들여 만든 경남 사천시 거북선 전시관은 관광객 수 조차 집계되지 않습니다.
[경남 사천시 관계자]
"해놓고 특별하게 안에서 뭘 하는 게 아니라서. 삼천포 대교 공원 쪽에 오시는 분들이 왔다가 보고 가시는 개념이라서. "
10여 년 전 영화 흥행과 함께 분 이순신 열풍에 너도나도 나섰던 거북선 마케팅, 예산만 축내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정다은
배유미 기자 yu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