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평야에 남은 겨울 철새 재두루미 부부...사연은? / YTN

2023-05-10 1

학으로도 불리는 천연기념물 두루미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겨울 철새입니다.

그런데 5월 강원도 철원 평야에 재두루미 한 쌍이 돌아가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희고 긴 목에 빨간 얼굴, 잿빛 몸통.

천연기념물 203호 재두루미 한 쌍입니다.

애틋한 부부애를 자랑하듯 잠시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철원평야에서 겨울을 보내고 시베리아로 떠나야 하지만, 여전히 남녘에 남았습니다.

이유는 암컷으로 보이는 두루미의 부상.

지난달 중순 처음 발견됐는데, 자세히 보면 날개 깃털이 빠져 있습니다.

전선에 걸려 상처 입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수호 /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 : 어두울 때쯤 돼서 이동할 때 되면 거기(전깃줄)에 잘 걸려요. 그렇게 되면 이제 뼈도 부러지고 다리도 부러지고 또 목도 부러져서 또 추락하면서 또 2차 사고도 나고.]

시베리아로 떠나지 못한 재두루미 부부가 머무는 곳입니다. 걱정은 모내기가 시작되면서 재두루미 부부가 더는 안전하게 머물 수 없다는 겁니다.

모내기가 한창이라 잠자리와 먹이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안전한 서식지가 부족하고, 농약에 중독될 위험도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두루미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순간, 두루미 부부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잠시 날아오릅니다.

[이기섭 /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조류학자) : 날갯짓할 수 있으니까 이제 날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곧 며칠 정도 지나면 회복이 될 거고 계속 여기 있을 것 같지는 않죠. 아무래도 그때는 이제 이동할 것 같습니다.]

두루미는 한번 부부의 연을 맺으면 평행을 함께 합니다.

앞서 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암컷을 찾아 시베리아에서 철원까지 1,000km 넘는 거리를 날아와 수년째 곁을 지킨 두루미 '철원이와 사랑이'의 애틋한 부부애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역시 아픈 아내를 두고 수컷 혼자 떠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남아 있는 두루미 부부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안전한 서식지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홍도영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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