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늘려 이익 줄이는 은행들…증권사 이익은 '쑥'
[앵커]
작년 4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던 은행들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충당금을 계획보다 더 쌓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성과급 잔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순익을 줄이는 겁니다.
반면, 증권사는 채권 금리 하락과 코스닥 열풍에 호조가 예상됩니다.
이은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은행권이 한껏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다가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에 직면했던 탓입니다.
"약탈적이라 볼 수도 있는 비용 절감과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계속 있었던 것이고…."
은행들은 우선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더 쌓을 계획입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반영해 위험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챙기면서, 순익이 너무 많아 눈총받는 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을 거느린 5대 금융지주 충당금 잔액은 13조7,608억원….
1분기에 7,000억원대를 쌓았는데, 올해 1분기에는 무려 1조6,000억원을 적립할 계획입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NH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이 1년 전보다 1% 남짓 적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충당금까지 늘면 역대 최대 이익 기록 경신은 피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반면, 증권가는 의도적 이익 줄이기에 나선 은행들과는 사정이 다릅니다.
미래에셋, NH투자, 한국투자, 삼성, 키움증권 5개 대형사 1분기 순익 추정치 합계는 약 8,700억원, 지난해 4분기의 두 배가 훌쩍 넘습니다.
코스닥 거래 증가와 채권 금리 하락 덕인데, 다만 코스닥시장의 2차 전지주 열풍과 금리 하락세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연합뉴스TV 이은정입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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