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사비 문제로 입구가 봉쇄된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 예정일이 한 달 넘도록 내 집을 내 집이라 부르지 못했습니다.
오늘 겨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문제는 이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혜주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공사를 마친 재건축 아파트.
건물에 통제선이 설치됐고, 두꺼운 콘크리트벽이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았습니다.
지난달 1일 입주가 예정됐지만 시공사가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며 106억 원을 추가로 조합에 요구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조합이 30억 원 이상 부담할 수 없다고 맞서자 40일 넘게 입주가 막힌 겁니다.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은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아파트 조합원]
"지금 단기 월세로 해서 들어가 있고요. 어떻게 보면 생존권을 굉장히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었습니까.
결국 조합은 오늘 총회에서 시공사 요구에 맞춰 협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06억 원 인상안이 수용되면 조합원 120여 명은 세대 당 8500만 원 분담금을 더 내야 합니다.
[이기태 / 아파트 입주 예정자]
"이사 비용이라든지, 주거 비용이라든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협상의 폭이 좀 넓어졌기 때문에 들어가는 데 훨씬 더 희망적인 상황입니다."
원자잿값 상승 등 여파로 공사비가 올라가면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서초구 아파트는 시공사가 1560억 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 진통을 겪었고, 마포구 한 아파트 역시 공사비 인상문제로 반년 넘게 착공하지 못하다 최근에야 합의했습니다.
4천4백여 세대가 들어서는 부산 재개발 사업지도 시공사가 공사비를 4천억 원 이상 올려달라고 요구해, 조합은 내일 총회에서 수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분쟁들이 속출하자 서울시는 입주 1년 전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증액 내역을 점검하고 합의하도록 하는 대책을 최근 내놨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장명석
영상편집 이승은
이혜주 기자 plz@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