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10년 만에 투입된 화상투약기…여전히 반쪽?

2023-04-09 0

개발 10년 만에 투입된 화상투약기…여전히 반쪽?

[앵커]

밤 늦은 시간 약을 사려고 발 동동 구른 적 한 두번쯤 있으실 겁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약이 아니면 심야약국을 찾아야 하는데요.

자판기처럼 약을 살 수 있는 '화상투약기'가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서형석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 7개 약국 앞에 커다란 자판기가 등장했습니다.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 약사와 화상통화하고 감기약과 배탈약 등을 살 수 있는 '화상투약기'입니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주변 약국들은 모두 문을 닫았는데요. 여기 자판기 처럼 생긴 '화상투약기'는 지금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호출 버튼을 누르면 군대 불침번처럼 대기하던 약사가 연결됩니다.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두통이 조금 있어가지고) 약에 대한 알러지나 다른 특이사항 없으실까요? (없어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맞는 약 있나 한 번 확인해볼게요."

추천약의 용법·부작용을 설명받고, 배출구로 약이 제대로 나왔는지를 확인하면 끝입니다.

기술 자체는 10년 전에 개발됐는데, 각종 규제를 풀어 시범 사업을 할 수 있게하는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제서야 빛을 봤습니다.

약물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약사회의 반대로, 규제샌드박스 통과도 3년이 걸렸는데, 시범 서비스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설치장소는 약국 앞으로 제한됐고, 취급 품목 기준도 불분명합니다.

"저희들도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는데, 일반의약품은 사실 자가 판단에 의해서 사용되는 약들입니다. 좀 불합리하다고 생각…"

편의점에서도 파는 소화제를 왜 화상투약기에선 안파는지, 상처 소독약이나 연고는 왜 못파는지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겁니다.

업체 측은 향후 취급 품목이 더 늘어나기를 희망하면서, 중간평가를 거쳐 시범사업 2년간 투약기를 1,000대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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