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빌라 화재로 숨진 나이지리아 4남매의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 역시 심하게 다쳐 빈소를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아빠는 "모든 걸 잃었다"며 가슴아파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는 아이들.
어제 새벽 경기도 안산의 다세대주택 화재로 숨진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입니다.
11살, 7살, 6살, 4살 남매가 개구진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유족은 결국 자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불길을 피하다 다친 부모와 2살 배기 막내 동생 대신 나이지리아인 공동체와 지역 사회 단체들이 장례를 맡았습니다.
[박천응 / 사단법인 국경 없는 마을 이사장]
"의료보험도 안 되고. 긴급하게 화재 희생자 가족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만들었습니다."
두 살배기 막내는 부모가 치료를 마칠 때까지 아동보호시설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장례식장도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남중 / 장례식장 대표]
"저희 협력업체가 차량이랑 꽃이랑 하는 업체가 있으니까 그 분들도 다 함께 합류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함께 해주시는 걸로."
막내를 먼저 대피시키고 4남매를 구하려 불길 속에 뛰어들려다 이웃 만류에 가로막혔던 부모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정자 / 나이지리아 가족 지인]
"불길이 너무나 세고 들어가면 엄마 아빠도 다 죽는다고 못 들어가게 말렸다고. 부모로서 자식들이 그렇게 된 상황이 믿기지도 않고 조금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인 남매의 아버지는 채널A와 통화에서 모든 걸 잃었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산타 펠릭스 / 남매 아버지]
"우리는 모든걸 잃었습니다. 미래와 꿈을 다 잃었습니다."
숨진 4남매의 발인은 모레 엄수됩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이준희
신선미 기자 fres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