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이상 사회 환원하고…하늘로 떠난 '반도체전설'
[앵커]
94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든 무어는 인텔의 공동 창립자이자 '무어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반도체계의 전설적 인물인데요.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떠난 '기부의 전설'이기도 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반도체 제국' 인텔을 창업하고 '무어의 법칙'으로 IT 혁명의 이정표를 제시한 고든 무어.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자선 활동에 집중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지난 2000년 아내와 함께 인텔 주식 1억7천500만주를 내놓고 '고든 앤드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한 겁니다.
취미로 낚시를 즐기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쳤다는 그는 재단을 통해 과학 발전과 환경보호 운동을 지원했는데, 사회에 환원한 돈이 51억 달러, 우리 돈 6조원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단을 통해 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영구적, 대규모로 한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이었죠."
"가능하다면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인생에 있어서 매우 운이 좋았다고 느낍니다."
2001년 모교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기탁한 장학금 6억 달러는 당시 고등교육기관 단일 기부로는 역대 최대 규모.
200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를 제치고 미국 최대 기부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정부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 '자유의 메달'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습니다.
블룸버그 추산 75억 달러, 약 10조원에 가까운 자산을 보유한 갑부였지만 평소 검소한 생활 태도로 존경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맞춤 양복보다 해진 셔츠를 좋아했고, 코스트코 쇼핑을 즐겼다"며 고인을 추모했고, 인텔은 "오늘 우리는 비전을 잃었다"는 트윗으로 경의를 표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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