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전세…'내집마련 사다리' 실종 우려도

2023-03-19 1

외면받는 전세…'내집마련 사다리' 실종 우려도

[앵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갈수록 전세 수요가 줄고 있습니다. 거래되는 전세도 낮은 가격대에 몰려있는데요.

전세가 사라지면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최덕재 기자입니다.

[기자]

집 주인이 내놨지만 아직 세입자를 찾지 못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달 말 기준 4만 9,000여 건.

봄철 이사 수요가 늘면서 1월보다 2,000여 건 줄었지만, 재작년의 1.6배, 3년 전의 4배에 달합니다.

전세대출을 얻어도 고금리로 이자 감당이 힘들자 수요가 급감한 겁니다.

그나마 있는 수요도 상대적 저가 매물에 쏠렸습니다.

서울 평균 전셋값이 6억원 수준인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중 보증금 6억원 이하인 거래가 전체의 80%에 달했습니다.

지난해보다 12%포인트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금은 고금리가 원인이지만, 문제는 이 추세가 지속돼 전세가 줄수록 젊은 세대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목돈을 금융자산처럼 묻어두고 수입을 늘려가며 자신이 선호하는 입지나 규모로 옮겨가는 '사다리 타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갖고 있는 집만 해도 전체의 18%에 달합니다. 2030세대가 집을 사려면 목돈이 있어야 하는데, 집값은 계속 뛰고, 월세 내느라 벅찬 상황이어서 돈을 모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는거죠."

다만 최근엔 '빌라왕' 사건 같은 전세사기가 늘면서 안전한 전세 거래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달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는 1,100여 건. 처음으로 월간 1,000건을 넘어섰고,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도 2,54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D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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