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수억 원이 오갔다는 혐의를 둘러싸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쌍방울 측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쌍방울 '금고지기' 재경 총괄본부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법인카드를 줬다고 증언했는데, 카드의 명의자로 확인된 이 전 부지사의 지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쌍방울 그룹의 자금·계좌 관리를 전담해 '금고지기'로 불리는 재경 총괄본부장 김 모 씨.
쌍방울에서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공판에 나와, 이 전 부지사가 법인카드와 차량을 받아간 게 맞는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를 그만두자, 카드와 차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자신이 방용철 부회장에게 직접 이야기했다며,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의 지인인 A 씨에게 카드를 준 거라는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에 대해선 "A 씨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주느냐"고 반박했습니다.
이후 직접 증인으로 출석한 A 씨는 그러나 자신이 쌍방울 법인카드를 받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쌍방울이 자신의 정치 경력을 이용하기 위해 직원으로 채용했다며, 구체적으로 맡아 한 업무는 없지만 급여와 카드는 받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병을 앓을 때 도와줬던 이 전 부지사에게 고마운 마음에 선물을 사준 적은 있지만, 법인카드를 직접 건넨 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A 씨 명의로 발급된 것을 포함해, 쌍방울이 준 법인카드를 실제로 쓴 사람은 이 전 부지사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A 씨가 카드를 이용해 이 전 부지사에게 냉장고와 세탁기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사주고, 제주도 여행에서 차량 대여료를 결제한 것을 일반적인 감사 표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뇌물 혐의와는 별도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북송금' 과정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는 19일 이 전 부지사를 피의자로 불러 다시 조사할 예정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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