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가 이곳 저곳 내걸린 집회 현수막들 쉽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집회는 안 하면서 현수막만 계속 걸어놓으려고 꼼수가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준성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인도 양쪽에 현수막이 빽빽하게 걸려있습니다.
머리 위로는 갈기갈기 찢긴 현수막 조각이 줄줄이 바람에 휘날립니다.
10년째 이어진 주류 회사 앞 1위 시위인데 빈 트럭에서 구호만 반복 재생될 뿐입니다.
대형 물류 회사 본사 앞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내건 현수막이 점령했습니다.
언제부터 걸려있는지 먼지가 수북합니다.
현행법상 집회나 시위를 하는 동안엔 현수막을 신고 없이 설치할 수 있다보니 노조 측에서 매일 500명 규모의 집회 신고를 해둔 겁니다.
하지만, 신고만 돼 있을 뿐 1인 시위자도 없습니다.
현수막을 걸기 위한 꼼수 집회 신고인 셈입니다.
신고 장소를 벗어난 현수막도 눈에 띕니다.
현수막이 여러 개 설치되면서 보시는 것처럼, 집회 신고 장소뿐 아니라 관련이 없는 옆 건물의 앞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보험회사 앞에는 5단 높이의 현수막도 등장했습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계약자가 보상을 해 달라며 1인 시위를 하는 겁니다.
보는 시민들은 불편하고 때론 위험합니다.
[윤미자 / 서울 강남구]
"너무 많아서 현수막이, 한발 띄면 현수막이야. 다니는 사람도 불편하고 혹시나 외국 사람이 지나간다고 하면 우리나라의 얼굴인데."
[정윤성 / 서울 강남구]
"어떨 때에는 (현수막이) 낮아서 통행하는 데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불법 현수막인 경우 구청이 강제 철거할 수 있지만 혹시 모를 충돌을 걱정합니다.
[구청 관계자]
"저희는 낫 같은 거 들고 잘라야 하거든요. 저항이 있으면 저희는 (충돌 우려로) 무조건 나와야 해요.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공권력이 눈치를 보는 사이 거리는 현수막에 가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준성입니다.
영상취재 : 강철규 강승희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