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강도 살인 사건 공범사이의 배신감.
이게 또 다른 경찰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됐습니다.
21년 전 전주에서 경찰이 살해된 뒤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있었죠.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은행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이 몇달 뒤 경찰까지 살해했단 제보가 최근 들어온 겁니다.
그런데 제보자는 은행강도 사건의 공범이었습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54살 백선기 경사가 파출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2002년 9월 20일.
범인은 흉기를 휘둘러 백 경사를 살해한 뒤 38구경 권총과 실탄 4발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파출소 CCTV가 꺼져있던 탓에 용의자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고, 20년 넘게 장기미제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최근 철거 중이던 울산의 한 모텔에서 이 총을 찾아냈습니다.
총기에 새겨진 고유번호를 통해 백 경사 총인 걸 최종 확인했습니다.
[이후신 / 전북경찰청 형사과장]
"저희들이 단서를 확보한 건 2월 13일이고요. 2월 말에 영장을 신청했고 3월 3일 금요일 날 비로소 총기를 확보했거든요."
20년 넘은 사건의 실마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역시 21년이나 미제 사건이다가 지난해 진범이 밝혀진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이 단초가 됐습니다.
주범 중 한 명인 이승만이 이 사건의 진범을 안다며 경찰에 제보한 겁니다.
이승만은 공범인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했다며 사라진 권총의 위치까지 털어놨습니다.
권총이 발견된 모텔은 대전 은행강도 사건 이후 이들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승만이 이정학을 지목한 데 대해 공범에 대한 배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승만은 공범 이정학에 대해 배신감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전북경찰청은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접견해 사실관계를 밝혀낼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정승환
영상편집: 이태희
강경모 기자 kk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