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검찰이 연일 배임액수를 두고 치열한 장외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입증이 까다롭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배임죄보다 결국 뇌관은 비교적 사실관계가 간명한 성남FC 사건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배임 액수를 두고 다른 셈법을 펼치고 있습니다.
검찰은 4천8백억 원을 손해액으로 보고 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5천5백억 원을 거둬들인 사업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성남시가 큰 손해를 봤다고 해도 바로 배임죄가 성립하는 건 아닙니다.
고의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위험이 내재 된 경영상의 결정은 형사책임을 묻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을 만큼 입증이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에 대장동뿐만 아니라 성남FC 후원금 사건까지 함께 담은 건 최악의 경우도 염두엔 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후원금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나 두산건설 등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133억 원가량을 구단에 유치했다는 게 핵심인데 돈이 이 대표에게 직접 간 건 아니라서 제삼자 뇌물죄가 적용됐습니다.
제삼자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하는데 검찰은 구속영장에 기업의 건축인허가나 규제 완화, 용도 변경 요구 따위를 청탁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인허가 장사'를 해가며 거액의 후원금을 유치했고 액수까지 일방적으로 정해줬다고 적시했습니다.
범행 기간이나 사실관계, 액수가 대장동 배임죄보다는 훨씬 간명해서 여론의 관심에 밀렸던 뇌물죄가 오히려 검찰 입장에서는 승산이 더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뇌물 액수가 커서 가중처벌이 적용되기 때문에 무기징역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검찰에게는 유리한 지점입니다.
검찰은 이 대표 혐의를 지방자치권력의 사유화로 통칭하고 있는데 굳이 다른 청에서 수사하던 두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위험 부담이 적은 패도 같이 쥐고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YTN 김다연입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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