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축왕' 구속송치…피해자들은 쫓겨나듯 이사
[앵커]
인천과 경기 일대에서 126억 원대 전세사기를 한 건축업자가 검찰에 넘겨졌는데요.
해당 건축업자가 소유한 주택은 지난해부터 연이어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일부 주택은 경매에 낙찰돼 세입자들이 쫓겨나듯 이사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화영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과 경기 일대에서 126억 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건축업자 남 모 씨가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을 포함해 검거된 피의자 59명 중 우선 10명이 송치됐습니다.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피해자들은 앞서 경매에 넘어간 집이 속속 매각돼 집을 떠나고 있습니다.
30대 A씨는 지난해 12월 집이 경매에 낙찰돼 급하게 작은 원룸을 구했습니다.
3년 반 동안 살던 이곳에서 세입자는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떠납니다.
더 좁은 곳으로 이사를 가는 데다 비용 문제에 짐도 줄였습니다.
대출로 보증금을 마련했던 A씨는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단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고 있어도 그냥 다 머릿속에는 이 생각밖에 없고…야간 업무하고 있는데 잠을 못 자서 작년에 교통사고가 두 번이나 났어요."
최우선 변제금 2,700만 원을 받아도 보증금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전세는 좀 무서워서 못 들어갈 것 같아요. 차라리 보증금을 주고 월세로 사는 게 낫지…"
남 씨가 소유한 걸로 파악되는 2,700여채 중 약 750채에 대해 고소장이 접수됐고, 경찰은 이 중 대부분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되찾는 게 간절합니다.
"어떤 정책도 남 씨가 저희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거보다 더 확실한 구제 방안은 없어요."
앞서 남 씨 측은 "자산을 유동화해 채권금액 상당을 교부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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