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를 손실이 아닌 ’미수금’ 처리하는 회계 방식
배당금 지급해야 할 처지…"주주 배 불리는 처사"
최대주주인 기재부·한전에 배당금 돌아갈 수도
소액주주 차등지급 가능성도…이번 주 최종 결정
미수금이 쌓여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인 한국가스공사가 회계상으론 영업이익이 나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서민들에게 난방비 폭탄을 안겨놓고 주주들 배를 불리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내일(24일) 배당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겨울철 서민들의 부담을 키웠던 '난방비 폭탄'은 지난해 네 차례나 인상된 도시가스 요금 때문이었습니다.
정부는 가스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창양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 9일) : 지금도 사실상 가스공사 같은 경우에 자본 잠식에 가까운 상태라고 볼 수 있고요. 가스 공급 자체에 지금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재작년 1조 원대였던 가스공사 누적 미수금은 지난해 말 9조 원을 넘어 자본금을 초과했고, 다음 달엔 1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33조 원으로, 1조 3천억 원대 영업이익이 났습니다.
4분기 실적 발표에선 영업이익이 1조 8천억 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상 누적 적자가 심각한 자본 잠식 상태인데 장부상으로는 영업이익이 발생한 '착시 효과'가 나타난 겁니다.
천연가스를 싸게 팔아서 생긴 적자를 손실로 처리하지 않고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미수금, 즉 자산으로 처리하는 특이한 회계방식 때문입니다.
주주들에게 배당금까지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 서민들에겐 난방비 부담을 키워놓고 주주들 배를 불리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신동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 기재부가 정부배당협의체에서 (배당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텐데 배당될 순 없겠죠. 그죠?]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 사실상 적자와 같은데, 미수금이라는 회계 처리로 이익이 발생하고 그걸 가지고 배당하는 게 적정하냐, 이런 걱정이 있으십니다. 그런 부분에 관해서 저희가 잘 유념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가스공사 최대 주주인... (중략)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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