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때 만들어져 조선 왕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예품으로 여겨진 은제 화병이 국가등록문화재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문화재청은 국가등록문화재인 '은제이화문화병'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말소한다고 관보에 고시했습니다.
문화재청은 화병 바닥에 있는 한자 소림(小林)은 일본 도쿄의 고바야시토케이텐에서 만든 증표로 확인돼 등록을 말소한다고 밝혔습니다.
고바야시토케이텐은 19세기 중반부터 1943년까지 도쿄에서 영업하며 시계나 은 공예품, 장신구 등을 만든 제작소입니다.
이 '은제이화문화병'은 1910년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목이 길고 몸통 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를 지녔는데, 몸통 중앙에는 대한제국 황실 문장인 오얏꽃 문양이 붙어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2009년 이 유물을 등록문화재로 올릴 당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공예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는데, 당시 보고서에는 '고바야시' 압인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유물은 왕실에서 사용하는 공예품을 제작하기 위해 설립된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1910년대에 제작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번 일은 '오얏꽃이 새겨진 공예품은 이왕직미술품제작소 제작품'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 등록은 말소됐지만 '은제이화문화병'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계속 관리할 예정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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