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뒤집고…“금동관음보살좌상, 일본 사찰 소유”

2023-02-01 368



[앵커]
인자한 미소를 띄고 있는 이 불상, 고려 시대 만들어진 금동관음보살 좌상인데요, 왜구가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이는데 절도단이 다시 훔쳐서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우리 부석사는 원래 우리 거다, 일본 관음사는 60년 동안 우리 거였다 소송이 붙었는데요.

주인은 누구일까요?

1심과 2심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고려 말인 1330년대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제작된 금동관음보살좌상.

조선 중기 왜구에 약탈돼 일본 대마도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012년, 국내 절도단이 대마도 관음사에서 훔쳐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됐고, 정부가 불상을 압수하자 서산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10년 넘는 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2017년 1심 법원은 불상이 왜구에 약탈된 게 맞다며 부석사 손을 들어줬습니다

검찰은 항소했고, 일본 관음사도 창설자인 종관스님이 1520년 대 조선에서 적법하게 얻은 불상이라며 소송에 뛰어들었습니다.

오늘 열린 2심에선 불상이 관음사 소유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재판부는 1330년대 서산에 있는 부석사가 불상을 제작했고, 왜구가 약탈해 갔다고 볼 만한 증거도 있지만, 당시 부석사가 현재 부석사와 같은 곳이라는 입증이 안돼 소유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불상을 물려받았다는 일본 관음사 주장은 확인이 어렵지만 1953년부터 60년 간 점유해 온 사실이 인정돼 취득시효 20년이 넘어 소유권이 인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은 불상 소유권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판단일 뿐입니다.

문화재 반환 문제는 유네스코 협약이나 국제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부석사 측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원우스님 / 부석사 전 주지]
"조계종 사찰이 연속성이 부정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앞선 판례에선) 폐사 됐다가 복원되고, 위치가 이동해서 된 동일성이 인정됐어요."

현재 불상은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상태입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