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노점상 7곳, 하룻밤 사이 강제 철거돼
"전날 밤까지 평소처럼 장사했는데"…상인들 분통
중국·타이완 학생 다니는 화교 소학교 측이 철거
서울 명동 골목에서 노점상 7곳이 불과 하룻밤 사이 강제 철거됐습니다.
건물 측은 상인들이 퇴거 요구를 무시해 철거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은 강제 철거를 경고하는 한 마디조차 없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명동의 한 골목.
건물 뒤편 담벼락에 붙어 있던 노점상 7곳이 하룻밤 새 사라져 버렸고, 대신, 높은 울타리가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난 판자들이 골목에 가득 쌓인 가운데 곳곳에선 음식 재료와 집기도 나뒹굽니다.
길게는 50년 넘게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 됐던 노점상들은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바로 전날 밤까지 평소처럼 영업을 이어온 상인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김다순 / 떡볶이 노점 운영 : 무슨 날벼락도 아니고 어디를 원망할지도 모르겠고 밥이 목으로 넘어가지도 않아요, 지금.]
이른 새벽 노점을 기습 철거한 건 중국과 타이완 출신 학생들이 다니는 인근의 화교 소학교 측이었습니다.
노점상이 붙어있는 건물의 소유주로, 건물을 별관처럼 써온 거로 알려졌습니다.
건물 뒤편에서 영업하는 노점상들과 그동안 큰 마찰 없이 지내오다, 최근 건물 개조를 위한 공사에 들어가면서 상인들에게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여덟 달 넘게 상인들이 버티면서 어쩔 수 없이 철거에 나섰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 : (학교 측이 고용한 업체 소속) 본인들이 와서 오늘 아침에 저희한테 이렇게 철거했다고….]
상인들은 퇴거 요구를 받은 지 길어야 넉 달쯤 됐고, 양측이 대화도 앞두고 있었다며 반발합니다.
만나서 한 번 얘기하자기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경고 한마디 없이 노점들을 부숴버렸다는 겁니다.
[잡화 노점 운영 상인 : 다 모여서 얘기해보고 싶다 그런 식으로 했는데 어떤 조치를 취한 것도 아니에요. 어느 날짜를 특정해서 한 번 모여달라 한 것도 아니고….]
구청 측은 학교 측에 부서진 노점 폐기물을 치우라고 요구할 뿐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 : (일반) 도로까지 나온 건 저희도 변상금 부과를 해왔어요, 계속.]
... (중략)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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