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미성년자가 골프채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방치됐다가 숨진 사건이 있었죠.
법원이 1심에서 10대를 포함한 가해자 전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는데요.
살인죄로 벌해달라는 유족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17살 미성년자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려 뇌 손상을 일으킨 모 모 씨에게는 징역 7년, 공범 김 모 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범행에 가담한 미성년자 3명에게도 장기 1년 6개월∼2년, 단기 1년의 실형이 내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충남 천안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를 골프채 등으로 집단 폭행했습니다.
머리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친 피해자는 의식을 잃은 채 7시간이나 방치됐고,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6명 중 유일한 성인이었던 주범 이 씨는 범행 당시 모두 미성년 나이었던 다른 피고인들에게 강압적으로 폭행을 지시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이들에게 범행을 뒤집어씌우려고 허위 진술까지 지시했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재판부는 장시간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피고인들이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고 참혹한 폭행을 이어갔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사람을 제대로 못 알아보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구타했다는 겁니다.
고작 20대 초반에서 10대 중반에 불과한 피고인들이 저질렀다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참담한 범행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황망하게 아들을 잃은 피해자 부모님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피해자 유가족은 변호사를 통해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살인죄를 적용해 달라고 법정에서 직접 발언하기까지 했는데도 끝내 상해치사죄만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최웅구 / 변호사 : 피고인들이 한 행위를 돌아보면 살인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소심이 열리게 되면 다시 한 번 살인죄로 처벌돼야 한다는 주장을 할 거고요.]
검찰은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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