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로폰을 미국에서 몰래 들여오던 마약조직의 덜미가 잡혔습니다.
들여온 마약이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각설탕, 그리고 시리얼에 섞어서 뭐가 마약인지 알아볼 수 없게 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다는데요.
조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사관이 운동용 자전거 프레임을 절단합니다.
안에선 흰색 가루가 든 봉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마약 밀수 조직이 미국에서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 4.4kg입니다.
일당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열 달 동안 13차례에 걸쳐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필로폰과 엑스타시를 반입했습니다.
들여온 필로폰은 27.5kg.
9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지난해 적발된 미국발 필로폰 양의 70%가 넘습니다.
금액으로 9백억 원에 달합니다.
미국에 있는 총책 A씨와 발송책 B씨가 필로폰을 보내면 국내에 있는 조직원들이 받는 수법을 썼습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필로폰을 각설탕과 수족관용 돌, 시리얼 등과 섞거나 체스판 바닥 등에 숨긴 뒤 국제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나무 거치대 중앙을 필로폰이 든 비닐봉지로 감싼 뒤 쇠사슬을 감기도 했습니다.
비어있는 사무실을 파악해 마약을 받는 주소지로 활용하고, 2인 1조로 움직이는 등 치밀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2021년 12월 필로폰 9.2㎏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되면서, 검찰은 미국 마약단속국과 함께 1년간 이들을 추적한 끝에 일당 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연실 /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
"미국과 한국에 각 거점을 둔 대형 국제 마약 조직의 실체를 밝힌 최초의 사례입니다."
검찰은 미국에 불법체류 중인 A씨와 B씨에 대해선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해 소재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강철규
영상편집 : 최동훈
조현진 기자 jji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