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연속보도했던 을지대병원의 이른바 '태움'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간호사가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태움'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재판부도 '태움' 악습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젊은 간호사가 태움을 당한 끝에 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재작년 11월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신입 간호사 A 씨.
A 씨를 죽음으로 내몬 배경에는 선배 간호사 B 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태움'.
의료계의 고질적인 악습입니다.
A 씨 남자친구는 YT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B 간호사가 사람들 앞에서 A 씨를 공개적으로 혼내며 망신을 주고, 볼펜으로 머리를 때렸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간호사 A 씨 남자친구 : 이제 퇴근해보겠다고 얘길 했는데, "너 같은 애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 다 보고 있는 앞에서…. 한번은 볼펜을 던져서 본인 얼굴에 맞았다고 (했어요.)]
실제로 경찰이 병원의 석 달 치 CCTV를 분석한 결과 폭행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B 간호사는 결국 폭행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 법원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이 섞인 경멸적인 표현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 정도가 가볍지 않고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결국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폭력이 지도와 감독의 정당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면서, 특히 의료계에서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태움'과 같은 악·폐습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욕이나 폭행 초범이 보통 벌금형에 그치던 것과 달리 이번 실형 선고 자체는 이례적입니다.
[김남석 / 변호사 : 좀 이례적이긴 하네요. 보통은 벌금 정도 나오고 말거든요. 재판부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것 같네요.]
판결 이후 A 씨 유족 측은 YTN에 실형 선고가 가족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면서, 죄를 지으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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