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기영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택시기사와 동거녀 2건의 살인 사건 가운데 시신을 못 찾은 동거녀 살인 사건이 미궁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추가 증거를 찾느냐 못찾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파주 공릉천 인근 주차장입니다.
오전부터 경찰 버스 3대가 나란히 서 있는데 정작 병력들은 차 안에서 대기만 합니다.
2대씩 동원됐던 굴착기도 오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제 시신 수색 현장 검증 당시 이기영은 검찰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수색 성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이기영 / 그제 오후]
"그때는 (땅의 경사면이) 직각이었어요. 그래서 그걸(측면을) 제가 파낸 거죠. 이 안에다 (시신을) 넣고."
시신 수색 13일째.
물 밑도 수색하고, 땅도 파보았지만 시신이 나오지 않자 수사 당국은 지난해 8월 폭우로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습니다.
경찰은 시신을 못 찾아도 이기영 진술과 집에서 나온 혈흔으로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의 자백만으로는 증거 능력이 없습니다.
또 시신이 없으면 피해자의 타살 여부와 사망 시각, 살해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다른 종합적인 증거로 살인을 했다고 하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게 되면 심증은 가나 증거가 부족하다라고 해서 동거녀에 대한 살인은 무죄가 될 가능성도…"
같은 시신 없는 살인이라도 2019년 펜션에서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사건은 유죄, 2005년 내연녀 언니 저수지 살해 사건은 무죄를 받았습니다.
차이는 범행도구와 혈흔 등 추가 핵심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였습니다.
경찰은 시신을 못 찾을 경우에 대비해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 증거와 목격자 확보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최혁철
영상편집: 이태희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