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는 해마다 이맘때쯤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습니다.
벌써 13년째, 쌀 3천9백 포대를 기부해왔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천사를 만나러 박정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스름한 새벽, 서울 월곡동 주민센터 앞.
20kg짜리 쌀포대를 한가득 실은 트럭들이 연달아 들어옵니다.
해마다 설을 앞두고 쌀을 기부하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20kg에 달하는 쌀포대를 함께 나르기 위해 동네 주민 40여 명이 총출동했습니다.
쌀을 맞이하고, 내리는 일은 이제는 월곡동의 연례행사가 됐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천사가 이곳 주민센터에 보낸 쌀은 3천9백 포대, 78톤.
시가로는 2억 원에 이릅니다.
온정의 손길은 13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천사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올해도 그저 구청으로 전화해, '쌀을 보낼 테니 어려운 이웃들이 겨울을 든든히 날 수 있게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말만 남겼을 뿐입니다.
[이승로 / 서울 성북구청장 : 매년 얼굴 없는 천사에게 정체 밝혀달라고 주민들이 굉장히 요청해요. 근데 본인이 극구 사양합니다.]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혼자 사는 노인이나, 저소득 가정에 전달됐습니다.
뜻깊은 나눔에 동참하려는 주민도 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지역 어르신 백 명이 만 원씩, 모두 백만 원을 마련해,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윤복난 / 서울 월곡동 : 6년째 쌀을 나르는 봉사를 하러 나오고 있습니다. 설 명절 앞두고 이웃들에게 쌀을 나누는 기회 주셔서 감사하고….]
취약계층의 따뜻한 밥 한 끼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새 사회에 선순환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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