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300일이 넘은 우크라이나는 크리스마스에도 잠깐의 평화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조촐하게 예수의 탄생을 기렸지만, 헤르손에는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이 쏟아졌습니다.
보도에 이상순 기자입니다.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최전선에 크리스마스 사절단이 방문했습니다.
군목과 하르키우 극장의 배우들입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한 군목은 내년 크리스마스만은 평화롭기를 기도했습니다.
[올렉산드르 / 군종목사 : 여러분에게 크리스마스의 축복을 전합니다. 그리고 다음 크리스마스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를 기도합니다.]
또 다른 최전선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진지에선 소박한 크리마스트리가 세워졌습니다.
포성이 끊이지 않지만 나름대로 트리를 장식하며 잠시나마 가족을 생각합니다.
[로만 카피누스 / 우크라이나 군인 : 포탄이 날아오고 아군이 반격하는 소리가 들리겠지만, 성탄절은 성탄절입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하지만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는 러시아군이 무차별 포격을 퍼부었습니다.
행인들과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표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헤르손은 전날에도 74차례나 포격을 받아 5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헤르손에서 불타는 차량과 거리의 시신, 파괴된 건물 사진을 올린 뒤 이것이 헤르손에서 실제 삶의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의 최전선 군인들이 암묵적으로 잠시 전쟁을 멈췄던 '크리스마스 휴전' 같은 동화는 우크라이나에선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YTN 이상순 (ss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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