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속도로 운전하실 때 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가 바로 앞에 있으면 그 짐이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하신 적 있으시죠.
실제로 허술하게 고정했다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조현진 기자가 취재를 해보니 단속을 해도 위반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보시겠습니다.
[기자]
화물차에 실린 원형 철강코일이 흔들거리더니 도로 한복판에 떨어집니다.
코일은 옆을 달리던 흰색 SUV 차량을 들이받고, 차량은 충격으로 옆 차선으로 밀려납니다.
코일은 수백 미터를 더 굴러간 뒤야야 멈춥니다.
철강코일의 무게는 24톤.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적재물이 떨어지면 뒤따르는 차량이 파손되거나 2차 사고를 유발하는 등 도로 위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교통안전공단의 적재 불량 단속을 동행해 봤습니다.
30분도 안돼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화물차가 적발됩니다.
[현장음]
"줄로 묶어서 하셔야지, 덮개를 씌우거나, 아무것도 안 하셨잖아요."
불과 한시간 단속했는데 화물차 6대가 적발됐습니다.
한번만 봐달라며 읍소하거나,
[적발 화물차 운전자]
"모르니까 저렇게 하고 다녔지. 아 일도 못하는데, 이거 얼마나 받는다고."
되레 큰 소리를 치기도 합니다.
[적발 화물차 운전자]
"(왜 덮개를 안 씌우셨어요?) 양이 얼마, 씌울 게 뭐가 있습니까, 이게."
지난 5년 간 고속도로 적재불량 단속 건수는 42만 건, 2021년엔 11만 건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속적인 단속에도 근절되지 못하는 건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명사고가 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만, 단순 위반은 범칙금 5만 원이 고작입니다.
[이장우 /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본부 자동차단속반 차장]
"화물차 기사분들이 본인들이 알고는 있는데 실천을 많이 안하는 경우가 있어요. 홍보에 맞춰서 안전하게 운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도로 위 시한폭탄이 된 불량 적재물.
처벌 강화 못지 않게 화물차 운전자가 사고가 나지 않게 스스로 안전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합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유하영
조현진 기자 jjin@ichannela.com